모두가 더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최근 셔클의 개발자와 UX 담당자가 서비스 지역을 직접 방문해, 이용자 및 이해관계자들을 직접 만났습니다. 생생하고 다양한 목소리를 들으며 제품과 시스템에 반영할 수 있는 개선 포인트를 찾고, 더 나은 서비스의 방향을 모색했습니다.
*UX, UI 디자인에 있어서는 통상 ‘사용자’라고 표현하나, 셔클에서는 모든 유저를 아우르는 단어로 ‘이용자’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현재 진행하고 계신 이용자 경험 개선 프로젝트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민경은 서비스 지역이 점차 확대되면서 셔클이 여러 농어촌 지역으로도 도입이 되고 있는데요.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시니어 이용자들이 늘어나게 됐어요. 그런데 아무래도 어르신들은 디지털 환경을 낯설어 하는 분들이 많잖아요. 고령의 이용자를 포함한 디지털 약자들에게 조금 더 접근성이 좋은 이용 경험을 제공해드리고, 나아가서 더 많은 사람들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도록 만드는 데 힌트를 얻고자 시작하게 됐습니다.
이용자 경험 개선 프로세스는 어떻게 되나요?
현윤아 우선 기존에 서비스가 도입되었던 농어촌 지역 전체를 살펴보면서 데스크 리서치를 진행했어요. 농어촌 지역의 이용자 이동 패턴을 대략적으로 파악하고, 고령 인구 대비 이용률이 떨어지는 걸로 보이는 지역 몇 곳을 추려서 직접 방문했습니다.
민경은 데이터로 잡히지 않는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함이었죠. 저희가 방문한 곳은 대부도와 이천 율면, 두 곳이었는데요. 이용자들뿐만 아니라 다양한 이해관계자들, 이를테면 담당 주무관이나 현장 요원 같은 분들도 만나서 서비스 개선 포인트를 수집했습니다. 이후에는 개선점이 반영된 UX 프로토타이핑을 준비해서 사용성 검증 완료 후 정규 프로덕트에 반영할 예정입니다.
서비스 지역에 직접 방문하니 어떻던가요?
현윤아 데이터가 전부가 아니란 걸 느꼈어요. 데이터만 볼 때는 이용자들이 왜 이런 패턴을 보이는지 이해가 안 될 때도 있고, 그 이유를 추측해야 할 때도 있는데 직접 나가서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이용자마다, 이해관계자마다 각자의 이유가 있고 관점도 다 다르더라고요. 하나의 큰 맥락 안에서 서비스를 이해하는 경험이 되었던 것 같아요.
직접 만나본 분들 중에 기억에 남는 분이 있나요?
양은진 저희가 앱 사용을 어려워하는 어르신들을 위해 주요 거점마다 키오스크를 설치해뒀는데요, 키오스크의 기능 자체를 인지하지 못하고 계신 분이 있었어요. 키오스크를 통해 차량을 호출해야 하는데, 이걸 설치한 것만으로도 버스를 탈 수 있다고 생각하셨던 거죠. 마치 정류장처럼 일종의 상징물 같은 걸로 이해를 하신 거예요. 디지털 디바이스에 대한 어르신들의 진입장벽이 이 정도로 높다는 걸 그때 알게 됐어요. 물론 어르신마다 디지털 숙련도가 다 다르긴 하지만, 저희는 그중에서도 가장 숙련도가 낮은 분들을 기준으로 두는 게 맞지 않을까 싶더라고요.
다양한 분들로부터 많은 인사이트를 얻으셨을 것 같은데요.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고 이용자 경험을 개선해나갈 생각이신지 궁금합니다.
양은진 우선 키오스크 안에서의 이용자 경험을 조금 더 쉽고 간편하게 만드는 게 중요할 것 같아요. 예를 들어 현재 키오스크에서는 맨 처음에 휴대폰 번호를 입력하고 회원 가입 혹은 로그인을 해야 하는데요. 저희는 회원 정보가 있어야 자주 방문하는 정류장 같은 것도 제일 상단에 띄우는 식으로 개인화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휴대폰 번호가 긴데다 화면에 숫자 버튼도 많으니까 첫 단계부터 어려워하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또 개인 정보를 수집하려면 관련 약관도 고지해야 하잖아요. 정책상으로는 필수적인 부분인데 이걸 따르다 보면 앱 사용 플로우가 길어질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이런 부분들을 정책적으로 간소화할 수 있을지, 혹은 비회원 모드로 차량을 호출하는 방법은 어떨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현윤아 종종 디지털 환경을 차갑다고 인식하기도 하잖아요. 어르신들은 특히 더 그렇게 느끼시는 것 같아요. 전화 호출을 선호하시는 이유도 조금 더 인간적인 교감을 원해서가 아닐까 싶은데요. 전화로 소통하실 때도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 계시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조금 더 쉽게 차량을 호출할 수 있을지 방법을 찾아보고 있어요.
민경은 아예 물리적인 장치도 고려하고 있어요.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은 키오스크 화면 안에 있는 버튼을 버튼이라고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조금 더 접근하기 용이하도록 만들면 어떨까 싶습니다.
그 과정에서 셔클 내 다른 부서나 현대자동차 계열사의 협조가 필요하기도 하겠네요.
민경은 아직 가시화된 계획은 없지만 일단 셔클 내부적으로 시제품을 잘 만드는 게 먼저일 것 같아요. 그래야 협업이 필요한 부분이 있어도 원활하게 요청 및 진행이 가능할 것 같고요. 말씀드렸다시피 정책적인 측면과 얽혀 있는 부분이 많아서 저희 안에서는 모든 직원들이 계속해서 긴밀하게 이야기 나누고 있습니다. 시제품을 사용해볼 지역을 선정한다거나 결제 정책을 농어촌 향으로 정리하는 부분 같은 것들이죠.
주무관 등 관계자 분들을 만나면서 느꼈던 개선점도 있을까요?
양은진 키오스크 같은 경우에는 관리하는 사람이 없으면 단말기 전원이 나가거나 오류가 생기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어서 모니터링할 수 있는 기능이 제공되면 좋겠다고 말씀주신 분도 있었고요. 정류장 내 안내 포스터나 표지판에 대한 의견을 주신 분도 있었어요. 온·오프라인의 경계를 넘어 이동 경험 전반을 아우르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신경써야 할 부분이 한 둘이 아니네요.
현윤아 맞아요. 관계자 분들의 협조가 매우 중요하죠. 저희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도 있지만, 지자체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주셔야 하는 문제들도 있거든요. 관계자 분들을 만났을 때 지역 특성과 현장 상황을 가장 잘 아시는 입장에서 이런 저런 조언과 아이디어를 많이 전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앞으로도 다 같이 만들어 나간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하려고 해요.
이용자 경험 개선 후 기대하는 바가 있으신가요?
양은진 사실 대부도에 이용자 조사 갔을 때 저도 모르게 울컥하게 되더라고요. 바로 앞에 버튼이 있고, ‘한 번 눌러보세요’ 하는데도 잘 못 찾으시고 하는 걸 보면서 조금 마음이 아팠어요. 저희 부모님 생각도 나고요. 앞으로 불편한 부분들을 잘 개선해 어르신들도 디지털 소외 없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어가고 싶어요.
민경은 농어촌 지역에는 특히 어르신들 중에 자차가 없으신 분들이 많으신데요, 그분들의 서비스 이용률이 많이 올라가면 좋겠어요. 한 발 더 나아가 어르신들이 누군가의 도움을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차량을 호출해서 이용하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의 목표 혹은 계획이 있으시다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현윤아 이용자 경험 개선을 위한 리서치는 계속해서 이루어질 예정이에요. 지금은 농어촌 지역의 어르신들을 중심으로 만나뵙고 있는데요, 앞으로는 더 다양한 지역에서 다양한 연령대와 특성의 이용자들을 직접 만나 뵙고 이야기를 나눌 생각입니다.
민경은 셔클이 처음 도입된 지역은 대부분 도심 지역이에요. 농어촌 지역에 도입이 될 때도 도심 지역의 정책들 위주로 반영된 부분이 있는데요, 점차 각 지역의 특성에 맞게 정책을 정비해 나가면서 더 다양한 사람들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셔클의 이용자 경험 개선 프로젝트는 현재진행형입니다. 데스크 및 현장 리서치로 수집한 데이터는 셔클의 더 나은 이용자 경험을 개선하는 데 활용되고 있습니다. 한층 업그레이드된 셔클의 제품과 시스템, 서비스 결과물은 추후 서비스 기획 및 운영 담당자들의 인터뷰를 통해 공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