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로운 이동의 시작
대부도에 살고 있는 김인종 님은 안양에 있는 교회에 갈 때마다 한 시간씩 기다립니다. 버스 배차 간격은 너무 길고, 택시는 휠체어와 함께 탈 수 없기 때문이죠. 그런 인종 님에게 교통약자를 위한 똑버스는 새로운 대안이 되려고 합니다.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대부도에 21년째 거주하고 있는 김인종입니다.
대부도 전에는 어디에 계셨어요?
원래 고향은 부산이에요. 군대에 있을 때 사고를 당해서 휠체어를 타게 됐고, 큰 병원을 자주 오가려면 서울 근처에 사는 게 좋을 것 같아서 분당, 군포에서도 몇 년 있었죠. 그러다 대부도에 보은 용사촌이 생긴다고 해서 2003년부터 여기 살기 시작했어요.
아무래도 이동에 있어 불편한 점이 많으시겠어요.
말할 것도 없죠. 분당이나 군포는 그래도 괜찮은데 여기는 버스가 보통 3시간에 한 대 와요. 한 번 놓치기라도 하면 6시간을 기다려야 되는 거죠. 대중교통은 거의 이용할 수 없다고 보는 게 맞아요.
보은 용사촌에 교류하고 지내시는 분들도 계세요?
그럼요. 보은 용사촌 마을을 저랑 다른 유공자들이 다 같이 만든 거니까요. 그런데 지금은 많이들 떠나고 돌아가신 분들도 계셔서 몇 명 안 남았어요. 휠체어 타는 사람은 저 포함해서 세 명인데, 왔다 갔다 이동하기가 제일 답답한 건 저예요. 도와줄 사람도 옆에 있고 다들 환경적인 측면에서 저보다는 좀 낫죠. 저는 나이 드신 어머니 모시고 사는데, 동생들도 다 멀리서 살아요.
그럼 그동안 주로 어떻게 이동하셨어요?
제가 차를 한 대 갖고 있어요. SUV 차량인데 뒤쪽에 휠체어를 거치할 수 있게 천만 원 들여 개조했죠. 가까운 거리는 지인에게 운전을 부탁하고, 좀 먼 거리일 경우에는 대리 운전에 전화해서 사람을 불러요. 그러고는 보통 안양에 있는 교회를 어머니와 함께 다녀오는데, 한 번 갔다 올 때마다 15만 원에서 20만 원 정도가 들어요. 10년 전에 그 정도였으니까 지금은 더하겠죠. 다행히 안산시에 ‘하모니콜’이라는 교통약자 이동지원센터가 생겨서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는데요. 문제는 이제 하모니콜도 광역으로 넘어가서, 호출 후 탑승까지 최소 1시간은 기다려야 한다는 거예요. 그래도 별 수 있나요? 다른 방법이 없으니 기다리더라도 하모니콜을 부르는 거죠.
그러다 똑버스를 이용하게 되신 건 어떤 계기였나요?
지나가다 보니까 똑버스를 홍보하는 현수막이 붙었더라고요. 수요응답버스라는 게 생긴다고 하길래 검색해 보니까 좋은 서비스 같았어요. 마침 곧 어머니 손님이 오신다고 하기에, 집에서 커피숍으로 어머니를 먼저 태워드렸죠. 호출은 앱으로 제가 해드리고요.
똑버스에 탑승해 보시고 어머님께서 특별히 다른 말씀은 없으셨나요?
똑버스는 사용자가 직접 호출해서 이용하는 서비스이다 보니까, 어머니께서 원하는 목적지 바로 앞에 하차할 수 있다고 생각하셨던 것 같아요. 그런데 정해진 정류장에서만 내릴 수 있었던 거죠. 시스템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겠지만, 어르신들 입장에서는 불편하다고 느끼실 수도 있다고 생각했어요.
선생님께서는 이번에 처음 똑버스 이용해 보셨는데, 어떠셨어요?
이런 게 생긴 것만 해도 어디입니까. 똑버스는 대부도 안에서만 다니는 거잖아요. 그중에 교통약자만을 위한 차량도 두 대나 있다고 하니까 이동 시간이 거의 절반으로 줄어들지 않을까 싶네요. 처음이라 아직 익숙하지 않은 부분도 있지만 몇 번 타보고 적응만 하면 자주 이용하게 될 것 같아요.
대부도에서는 주로 어디를 많이 다니세요? 자주 방문하시는 곳이 있나요?
제가 책 읽는 걸 좋아해서 도서관을 자주 다니는 편이에요. 그리고 이쪽에 바다향기수목원이라고 경기도에서 만든 수목원이 있어요. 무료인 데다가 조성을 잘해놔서 종종 갑니다.
똑버스 이용해서 특별히 다녀오고 싶은 곳이 있을까요?
인생이 여행이잖아요. 제가 어떤 여행을 하고 있는지 알고 싶어서 여행을 자주 다녀요. 어머니도 여행을 좋아하셔서 해외도 웬만한 데는 다 가본 것 같은데요. 이제는 어머니 연세도 있으시니까 해외는 어려울 것 같고 국내를 많이 다니고 싶어요. 만약 똑버스가 다른 지역과도 연계가 된다고 하면 더 자주 이용할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사진 찍는 것도 좋아하신다고 들었는데, 출사 나가보실 생각은 없으세요?
중학교 때부터 사진을 찍어서, 웬만한 카메라는 거의 다 다룰 줄 알아요. 대학에서도 사진 인쇄를 전공했죠. 그때 당시에 제가 가입했던 사진 동호회 이름이 실루엣이었는데, 버스 대절해서 멀리 출사도 나가고 1년에 한 번씩 전시도 하고 그랬어요. 이 나이까지 사진을 꾸준히 찍기는 했지만, 이제는 나이도 있고 해서 카메라 드는 것도 쉽지는 않아요. 그래도 종종 똑버스 타고 나가서 사진도 찍어오고 하면 좋을 것 같네요.
선생님 인터뷰를 보고 똑버스에 관심을 갖게 될 분들에게 한 말씀 해주신다면요?
대부도 안에서 똑버스가 활성화되는데 제가 조금이나마 기여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똑버스를 많이들 이용해 주셔야 운영사 측에서도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노력할 거 아닙니까. 그러면 그 서비스를 보고 또 다른 분들이 이용을 해주실 거고요. 만약 다른 지역으로도 연계가 된다고 하면 그쪽에서도 조금 더 편하게 대부도를 찾아주시지 않을까요? 그러면 지역 활성화에도 도움이 되리라 봅니다.